주일예배 설교 (2023년 10월 15일)
빌립보서 4장 1-9절
“주 안에 서라!”
우리는 늘 근심, 걱정, 염려 속에 살아갑니다. 코빗이 처음 시작될 때를 회상하면, 얼마나 걱정이
많았는지 모릅니다. 처음 겪게 되는 것이기도 하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예배를 위하여 준비할 때에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아서, 늘 조바심으로 지냈던 것을 기억합니다. 저희 집은 코빗이 한참일 때에 이사를 했는데요, 아파트
17층에서 주차장까지 가는데 문을 3개를 지나야 했습니다. 그때마다 장갑끼고,
마스크 착용하면서 날랐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코빗이 지난 후에는, 경제 침체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높은 이자율로 인해서, 다들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언제나 상황이 나아질까 노심초사하며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하마스와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국제 사회가 더욱 긴장이 되었고, 행여나 세계 3차대전이 일어날까봐, 사람들은 걱정하고 염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보게 됩니다.
근심, 걱정, 염려는 끊이지
않는다 라는 것입니다. 자녀들이 어릴 때에는 어리기 때문에 일어나는 근심, 걱정이 있고요, 그들이 장성해지면 컸기 때문에 발생하는 근심, 걱정이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볼 때에, 근심, 걱정, 염려는 늘 우리 곁에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관건은, 근심, 걱정, 염려를 없애는 노력을 하기보다 또는 도피하기 보다는, 근심, 걱정, 염려를 제대로 다루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그러지 않았습니까? 기도할 때에 어려움을 없애 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하라고요.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그런 기도의 구체적인 예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6절과 7절입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 4:6-7)
하나님의 평강이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합니다. 근심과 염려로 짓눌려 있는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하나님의 평강이 그것들을 몰아내고, 지켜 주실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아멘?
그런데, 오늘 본문을
읽고 묵상할 때에,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됩니다. 이것은, 요즘 진행되고
있는 화요성경공부를 통해서 깨달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방금 읽은 6절과 7절은, 우리가 암송할 정도로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는 말씀인데요, 거기에는 더 큰 의미가 들어 있다 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는가 하면, 오늘 본문을
보면 “주 안에” 라는 표현이 네 번이나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1절, 2절, 4절 그리고 7절에 나옵니다.
1절: “사랑하는 자들아 이와 같이 주 안에 서라”
2절: “주 안에서 같은 마음을 품으라”
4절: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7절: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그래서 바울의 서신서들에서 “주 안에”
“그리스도 안에” “예수 안에” 그리고 “하나님 안에”를 찾아보니 200번 정도 나오고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것을 볼 때에, 바울은 절대로 우리에게 기도하기만 하면 뚝딱하고 답이 떨어지는 것을 가르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나는 여전히
저 만치 밖에 있으면서, 기도하는 것을 도구 삼아, 나의 목적을 이루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여전히 나의 세계에 머물러 있으면서, 하나님을 사용하여,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것 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게 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은, 아예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그러나, 그러한 신앙생활은, 그리고 삶의 태도는,
우리로 하여금 점점 더 얄팍한 존재가 되게
할 것입니다. 기회주의자가 되게 할 것입니다. 매번 문제 앞에서, 땜빵식으로 대하고,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세월이 지나도 우리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문제들 앞에서, 휘둘리는 갈대와 같이 휘청거릴 것입니다.
바울은 가장 근본적인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그때 마다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주 안에서”
새로워지고 강건해진 존재가 되어야 함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Technical 한 것도 아니고, manual 을 따라 가는 것도 아닌, 존재의 변화,
그래서 wholistic 즉 전인격적인 접근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화요성경공부를 통해서, 많은 깨달음을 받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신앙은, 주인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강하게 다가 왔습니다.
우리 각자는 신앙에 있어서 주인의식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삶의 주인의식도 생기지 않고요, 의미없이 허송세월을
하게 될 것입니다.
바울은 신앙에 있어서 주인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의 삶을 통해서 보여 주었습니다. 그가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은혜와 계시에 대해서, 그는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그에게는 세 가지 삶의 태도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확신, 열정, 헌신이었습니다.
확신은 열정을 불러 일으켰고요, 그 열정은,
헌신으로 이어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한 사람이 온 천하보다 귀하다고, 스펄전이 말했는데,
바울 한 사람의 변화로, 우리 모두가, 신앙에 대해서,
그리고 삶에 대해서, 주인의식을 가질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공명이 되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과 영감을 주었습니다.
신앙이 이처럼 중요합니다. 신앙의 주인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죽어서
천국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땅에서의 삶을 천국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신앙입니다.
그래서 신학자 Paul Tillich 은 말하길, 신앙은 Ultimate
Concern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인류가 가져야 할 가장 최고의 관심사는 신앙이라고 했습니다.
바울이 오늘 거듭 말하는, “주 안에서”
라는 것이, 바로 신앙의 주인의식을 찾고 세울 수 있는 열쇠가 됩니다. 그런데, 잘 들으십시요. 주인의식은, 내 맘대로 좌지우지하는 것이 주인의식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의 모든 것이 되시며 나의 주인이라는 고백과 믿음이 있을 때에, 그래서 주님을 위해서 헌신할 수 있을 때에, 오히려 우리에게 주인의식이 생기는 것입니다. 세상 지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신앙으로만 일어나는 주인의식입니다.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에, 우리는 주님께 헌신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주 안에”
거하는 모습입니다. 주님이 가장 귀하고, 주님의 가르침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헌신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바울은 스스로를 그리스도의 종, 일꾼, 충성된 사람이라고
명명했습니다. 고린도전서에서는 이렇게까지 말했습니다.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고전 4:2) 라고 했습니다.
그리스도가 주가 되신다면, 충성 밖에는 없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우리가
우리 자신을 주님을 위해서 헌신할 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아십니까? 우리가 변화된다 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나 자신을 드리고 맡겨드렸는데 주님께서 인도해 주신다 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눈이 열리고, 가치관이 변하고,
그리스도의 크신 세계가 열려서, 우리의 존재가 강건해지게 된다 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 안에 서 있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럴 때에, 오늘 본문에서 언급되는 것들이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열매가 맺히듯이 말입니다.
기쁨도 솟아나는 것이고, 평강이 넘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기도와 간구도 변화된 존재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 특별한 행위가 더 이상 아니게 됩니다.
주 안에서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하고, 연결되어 있고,
역사하게 되는 것입니다. 기쁠 때가 따로 있고, 평강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킬 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주 안에서, 우리는 평강을 누리고,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기쁨이 되고, 비록 어려움을 당할 때에도, 감사함으로 기도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근심, 걱정, 염려가 잠깐
일어났다가도 금방 사라지게 됩니다.
오늘 본문 몇 절 뒤에서 바울이 한 말씀이 우리의 삶 가운데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 4:13)
주님과의 관계 안에서 말입니다.
이러한 존재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바울은 비록 감옥 안에서 이 편지를 썼지만, 그는 주 안에 있었기에, 그는 기쁨을 감사를 평강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겠다고 한다면, 그래서 제대로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한다면, 주 안에 온전히 거하십시요. 주님께 뿌리 내리십시요.
주님만이 모든 것이 되십시요.
주님은 이미 우리 안에 거하십니다. 우리의 사랑,
헌신, 충성을 드립시다. 그것이 주 안에 거하는 것이고 주님 안에 서는 것입니다.
사도 요한은 이 비밀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했던 것입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요 15:5)
부활하신 주님, 살아계신 주님이,
여러분들을 강건하게 하사, 평강의 평강으로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근심, 걱정, 염려가 올지라도, 기쁨과 감사함으로 극복하며 살아갈 줄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