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14일
성경: 히브리서
11장 1-3, 8-16절
제목: “본향을 사모하라”
설교자: 정수진
목사
정체성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 영어로는 identity 라고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정체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정체성입니다.
저를 예를 들면, 아들로서의 정체성, 남편으로서의 정체성, 아이들 아버지로서의 정체성 등이 있어서, 나라는 존재를 규명해 줍니다.
그외에도 목사로서의 정체성, 한국에서 태어 났지만 캐나다에서 사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
등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나라는 한 사람의
정체성을 형성합니다.
어떤 누구도 자기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 태어나고, 자라나고, 사회생활 하면서, 정체성은 형성되고 굳어집니다.
- 1세면 1세로, 1.5세면 1.5세로의 정체성이 형성됩니다.
그런데, 이 정체성에 따라서, 삶의 모습이 결정된다 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정체성과 함께 존재하는 가치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 이것들이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에 대한 결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할 때에, 우리의 존재를 규명해 주는 정체성들 중에서도, 신앙에 의한 정체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다른 정체성들, 즉 정치, 사회, 경제적인 정체성들이 주는 영향력보다, 신앙에 의한 영향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신앙으로 인한 정체성이 제대로 세워진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천양지차가 있음을 보게 됩니다.
- 삶을 살아가는 태도가 참 다릅니다.
- 사람들과 맺는 관계의 질도 달라집니다.
- 인생을 보는 눈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믿음에 의한 정체성은, 우리로 하여금 매우 특별한 삶의 모습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지난 7월에 있었던 화요성경공부에서 들었던 표현입니다.
-
사실 이 표현은 2011년에 있었던 행복 축제 때에 처음 들었던 표현입니다.
- Belief / Interpret (think) /
Feel / Behavior / Habit / Lifestyle
- 신념 / 생각 / 감정 / 행동 / 습관 / 생활양식 (성격/인격)
같은 이치로, Belief 즉 신념을 신앙으로 대체할 때에, 우리의 삶의 영역은 그에 따라서 달라진다 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신앙에 의한 정체성 때문에 달라진 삶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것은, 이 땅에서 살되, 나그네 처럼 살게 된다 라는 것입니다.
- 이 땅에서의 삶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9절을 보십시다.
- “이방의 땅에 있는 것 같이 약속의 땅에
거류하여” (9절) 라고 합니다.
아브라함은 이미 약속의 땅에 살고 있었지만, 그곳이 이방의 땅이라고 여기며 살았다 라는 것입니다.
- 내게 주셨지만, 내 것이 아니다 라는 태도로 살았다 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거주할 곳도 그저 천막이었음을 보게 됩니다.
- “이삭과 야곱과 더불어 장막에 거하였으니” (9절)
-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된 사람처럼 말입니다.
이것이 신앙에 의한 정체성이 있는 자들이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13절에서도 동일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증언하였으니” 라고 합니다.
사도 요한이 요한복음에서 한 말씀과 같습니다.
- “내가 아버지의 말씀을 그들(제자들)에게 주었사오매 세상이 그들을 미워하였사오니 이는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으로 인함이니이다” (요 17:14)
우리는 이 세상에 살고 있지만,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 이것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이해가 있을 때에, 정체성이 세워지고, 그에 따른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믿음이 있노라 하면서, 그의 삶의 모습속에, 그런 identity marker 즉 정체성을 나타내는 표식이 없다면, 그 사람의 신앙은, 그의 영혼 깊숙이 뿌리내리지 못했다 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것입니다.
혹시 우리가 이 땅에 사는 모습은, 집착으로 인해서, 신앙의 사람이 아니라, 세상의 사람들과도 같이 되어 버린 것은 아닌지요?
바울의 고린도 교회 처럼, 교회안에서도, 만약 그런 모습이 팽배해서, 개인의 이익에 집착하고 있다면, 그것이 어찌 영적인 공동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 물론 우리 교회는 그렇지 않지만 말입니다.
믿음이 있노라 하면, 삶 속에서 녹아져 있어야 합니다.
- 나의 말과 행동 속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 삶 속에 일어나는 모든 것들은 우리의 선택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
- 이 세상에 살고 있지만, 이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는 신앙이 있으면 다르게 살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그렇지 않습니까?
- 안에 있는 것이 밖으로 넘쳐 나는 것입니다.
- 신앙이 있다면 말과 행동으로 드러나, 삶 가운데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 살면서, 내 영혼의 상태를 살피지 않고, 내 마음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외면하며 살다가는, 속과 겉이 분리가 되어버려서 겉 껍데기의 삶만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 겉의 모습이 자신의 참된 모습이라고 착각하지만, 그것은 자기를 기만하는 것이고,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성품이나 교양, 실력을 키우기 보다, 순간의 이익, 편리함, 쾌락과 욕망을 채우려고 급급하다 보면, 점점 더 단절되고 자괴감 속에 살게 될 것입니다.
아브라함을 포함하여 믿음의 사람들은, 모두 나그네로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 나그네 라는 단어를 원어로 보니, parepidemos 라고 하는데 영어로는 pilgrim 이라는 뜻입니다.
- 순례자 라는 뜻입니다.
나그네 하면 정처 없이 사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을 수
있지만, 순례자는 목적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본문 14절을 보면, 아브라함이 본향을 사모하며 살았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 “그들이 이같이 말하는 것은 자기들이 본향
찾는 자임을 나타냄이라” (14절)
그렇다면 이 본향이 무엇입니까?
- 순례자의 목적지입니다.
- 우리 믿는 자들이 종국에 도착해서 살 곳이라는 말입니다.
-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본향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오래 전에 Matrix 라는 영화가 있었지요.
- Keanu Reeves 라는 캐나다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배우가 주인공이었습니다.
- Matrix 의 뜻이, 진정한 세상이라는 말이고,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하나의 복제품이라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세상은 Matrix 가 아닙니다. 본향이 아닙니다.
- 그러므로, 집착하지 마시고, 미련도 두지 마십시다.
- 걱정하고, 한숨 쉬게 하는 모든 것들이 어디서 비롯되었나요?
- 우리의 집착과 미련아닙니까?
신앙의 본질은, 본향을 향해서 계속해서 걸어가는 순례에 있습니다.
몇년 전에 교회에서 산티아고 순례를 떠났던 적이 있습니다.
- 매일 매일 걸어가야 하는 중간 목적지들이 있었고, 결국에 최종 도착지에 이르렀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순례의 여정은 마음도 가볍고, 짐도 가볍게, 목적지를 향해 움직여 나아가는 것입니다.
- 정착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말입니다.
-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하면서 말입니다.
- 가는 길가에 예쁜 꽃이라도 있으면 잠시 감상하다가, 곧바로 길을 떠나는 것입니다.
또한, 본향이라고 하는 것은, 방향성을 보여 줍니다.
- 우리의 시선이 어디를 보며 살고 있는지 보여 준다 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 “네 보물이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 (마 6:21)
이 세상에 보물이 있다면. 이 세상에 우리는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 마치 땅에 떨어진 것은 없는지 땅만 쳐다 보며 살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약속과 부르심을 믿는다면, 우리의 눈을 본향을 늘 바라볼 것입니다.
나이가 지극히 드신 교우들은, 이제는 정말로 본향을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 여러분들을 위하여 하나님께서 예배해 두신 본향을 사모하며
사시길 바랍니다.
- 그럴 때에 여러분들 속에서 자유함과 감사함이 솟아날 것입니다.
그런 자유함과 감사함을 가지고, 더 사랑하고, 더 베푸는 삶을 사십시요.
- 삶 속에서 녹아져 내리는 여러분들의 신앙은, 여러분들의 가족들과 친구들의 마음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입니다.
나이가 젊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 더 늦기 전에 신앙으로 세워진 정체성을 가지고, 이 땅을 살되, 이 땅에 속한 자처럼 살지 말고, 본향을 늘 사모하며 살아가십시요.
나그네 라고 하는 사람은, detached and disengaged 된 사람입니다.
- 집착에서 떨어지고 멀어진 사람들입니다.
이민자로서, 이방인인데도, 본토 사람처럼 되고자 하지 마십시요.
그러다가, 진정으로 바라보아야 할 본향을 놓쳐 버리거나 망각하게 될
것입니다.
- 그럴 때에, 부르심도 저버리고, 소망도 없이, 사랑도 없이,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이민자로서의 정체성 위에, 신앙의 정체성을 덧 입히십시요.
- 그래서 집착 없이 그래서 갈등과 억압 없이, 오히려 서로에게 너그럽게 대하며 살아가십시다.
- 그럴 때에,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 그것이 물질이든, 재능이든, 하나님의 뜻을 위해서 맡겨주신 것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예비해 두신 본향을 늘 사모하며, 순례자의 삶을 살아갈 때에,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셔서, 우리의 여정에 동행하여 주실 줄로 믿습니다.